
기후변화로 우리 바다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여름철 고수온이 반복되면서 양식장 피해가 이어지고, 어종 분포와 어장도 변하고 있다. 여기에 어촌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 생산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산업의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변화한 뒤 대응해서는 이미 늦을 수 있다.
정부도 수온 관측과 예·경보, 고수온 대응 장비 보급, 조기 출하와 피해 복구, 품종 전환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바다의 변화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매년 여름 피해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이번 고수온을 어떻게 넘길 것인가'를 넘어 '달라질 바다에서 무엇을 잡고 기를 것인가'를 준비해야 한다.
먼저 자원관리의 시간축을 미래로 넓혀야 한다. 과학적 자원평가와 총허용어획량(TAC) 관리에 더해 장기 해양환경 자료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어종의 분포와 자원 변화를 체계적으로 전망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전망을 보고서에 머물게 하지 않는 것이다. 그 결과를 TAC 운용과 어기·조업구역 조정, 대상어종 전환 등 실제 어업정책에 연결해야 한다. 현재 제공되는 해황·어장정보도 중장기 자원 전망과 연계해 현장의 판단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양식정책도 단기 피해 대응에서 기후적응과 체질 개선으로 전환해야 한다. 고수온 피해가 반복되는 해역은 대응 장비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품종·사육시기·밀도와 시설 위치까지 함께 재검토해야 한다. 조기경보가 실제 사육관리와 출하 조정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품종과 생산방식은 해역별 실증을 거쳐 확산해야 한다. 사후 지원만으로 반복되는 피해를 끊기는 어렵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수산산업 기후적응 지도'를 제안한다. 미래 수온과 주요 자원 분포, 어장과 양식 적지의 변화를 시나리오별로 전망하고, 이를 어선어업·양식뿐 아니라 가공·유통과 수산기자재 산업의 정책과 투자에 연결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예측지도가 아니라 어느 해역에서 어떤 어업과 양식을 유지·전환·육성할 것인지 판단하는 국가 수산정책의 중장기 기준이 되어야 한다. 지역별 여건이 다른 만큼 해역별로 실증하고 검증된 모델을 확산하는 방식도 필요하다.
기후위기 시대에는 과거의 바다를 기준으로 미래의 수산업을 설계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사업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원관리·어업·양식·지역산업 정책을 미래의 바다를 기준으로 다시 연결하는 일이다. 바다가 달라졌다면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이제 미래의 바다를 먼저 그리고, 그 위에서 대한민국 수산업의 다음 길을 찾아야 한다.

김태호 전남대 해양생산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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