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
칼럼 / 김태호 전남대 교수·스마트수산양식연구센터장 | 2025. 09. 08. <1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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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김태호 전남대 교수·스마트수산양식연구센터장 사람과 기술로 다시 짓는 바다: 수산업의 디지털 대전환 2 디지털 트윈, 불확실한 바다를 예측하는 힘 기후위기와 해양 생태계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양식업은 전면적인 구조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많은 어가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기술 부족을 넘어 양식업의 지속가능성 자체를 위협하는 구조적 한계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위기의 본질은 ‘기술 부족’이 아니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예측 체계의 부재’다. 기술 중심 개혁 현장과는 간극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기술이 바로 디지털 트윈이다. 기존 양식업은 어업인의 경험과 직관, 생물학적 지식과 환경 적응력이라는 ‘인적 자산’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해양환경이 점점 더 불안정해지면서 고수온, 수질오염, 질병 확산 등 돌발 변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이로 인해 생산성은 떨어지고 수익성 저하와 경영 불안정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R&D 확대와 스마트양식 시범사업 등 기술 중심의 개혁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과의 간극은 존재한다. 특히 중소형 어가들은 디지털 인프라가 부족해 기술의 혜택에서 소외되기 쉽다. 기본적인 센서도 설치되지 않은 양식장에 AI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전략은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장비 공급이 아닌, 양식업 전반을 가상공간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양식장의 환경을 정밀하게 디지털 공간에 재현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한다. 수온, 용존산소, 염분, 질병, 사료 섭취량 등 데이터를 종합해 실험 없이도 변수에 따른 영향을 예측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이러한 예측 능력은 기존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선제적 대응’을 가능하게 만든다. 예컨대 여름철 고수온이 예보될 경우 디지털 트윈은 수온 상승에 따른 어류의 행동 변화, 폐사율 증가 가능성, 사료 섭취량 변화를 예측한다. 이를 통해 사료 투입량이나 산소 공급을 조정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리스크 대응 플랫폼인 셈이다. 정책 방향도 이 기술 흐름에 맞춰 조정돼야 한다. 첫째, 중소 어가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프라를 우선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전국 단위로 확산시켜야 한다. 둘째, 센서-클라우드-AI로 연결되는 데이터 신경망을 통해 전 과정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능형 양식 체계를 정착시켜야 한다. 셋째, 반복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을 도입해 고령화된 산업 구조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양식업 맞춤 인재 양성 시급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결국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사람, 즉 인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도 이를 다룰 인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현재 양식업 종사자의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인 현실은 젊은 인재의 유입 없이는 지속가능한 미래도 없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실무 교육, 산학연 협력 기반의 현장 맞춤형 인재 양성, 양식업에 특화된 교육과정 개발이 시급하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기술혁신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양식은 물류, 유통, 소비로 이어지는 새로운 해양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스마트양식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데이터 기반의 전략 경영이 가능해진다. 이는 귀어·귀촌을 희망하는 청년층에게도 기회의 창을 열어주며 어촌 공동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미래를 대비한 양식업의 재설계다. 바다의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예측 가능한 체계, 준비된 기술, 그리고 이를 실현할 사람이 함께할 때 우리는 지속가능한 바다를 다시 설계할 수 있다. [출처] 어민신문 (https://www.eomin.co.kr) 어민신문 > 칼럼 / 김태호 전남대 교수·스마트수산양식연구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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